방지랑 무휼이 저잣거리에 장보러 같이 갔으면 좋겠다. 방지는 똑똑해서 아무리 많은거 사오라고해도 다 외우고 무휼이는 아무리 무거운거라도 다 번쩍번쩍 드니까 환상의 짝꿍. 근데 무휼이는 여기저기 다른거에도 관심이 많고 호기심대마왕이겠지. 방지는 아ㅡㅡ이러면서 허리띠라던가 땋은 머리라던가 그냥 무휼이 쳐다보지도 않고 어디든 잡히는거 잡고 질질 끌고댕기면 야아, 방지야! 아파!이러면서 끌려가는데 방지가 고려 유일의 강창사도 아니니까 또다른 강창사가 노래를 부르고 있겠지? 우와 잘 부른다,하고 벙찌면 방지가 달랜다고 저정도는 나도 부를 수 있으니까 다른거 사러가자,이러면 너 요즘 안 부르잖아 지금 들리는거 들을거야하면서 흥흥하면 울컥해서 얼굴 바짝 당겨서 고려가요 속삭이듯이 불러라...낯간지러운걸로...쌍화점이라던가! 손목을 쥐더이다,하면서 무휼이 손목잡으면 무휼 얼굴 폭발할거같다ㅠㅠㅠ난 그 손목 쥔다는 부분이 야한 구절이라고 배웠거든!!!! 무튼 방지가 다른것도 더 들려줄 수 있으니까 가자.이러면 어버버하면서 끌려가겟지. 손목 쥔다는거만 머릿속에 메아리쳐라
2.무휼을 경계하는 방지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방지가 무휼이를 엄청 경계하고 조심했으면 좋겠다. 눈빛도 마음도 깔끔해서 제일검 못 될거라고 그랬는데 오히려 그 깔끔한 마음때문에 애가 너무 겁이 없는거지. 무명이랑 싸우고 시체들 정리하는데 유난히 급소를 한참이나 지나서까지 검의 흔적이 남아있는게 있고 그게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많은거. 자긴 정확히 급소만 노리고 마는데 오늘 이정도로 사람 많이 죽일 수 있는 사람은 무휼이고 저기 멀찍이서 시체 두개(?)씩 질질 끌면서 나르고 있는데 다 치우고 가별초 돌아와서
야.
아, 깜짝이야.
힘 조절 안하냐? 뭐하러 그렇게 깊이까지 파고들어.
확실히 죽어야지.
뭐?
사람 깜짝 놀라게 해놓곤 뭔 소리하는거냐? 아무리 명치를 노린다고해도 칼끝으로 살짝 당하면 마지막 발악은 할 수 있는거야. 그걸 그렇게 둬? 넌 그러냐?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말해서 할 말은 없지만 무휼은 사람을 죽일때의 뭐 쾌락이고 나발이고 그 차원을 넘어서서 그냥 누구든 뭐든 죽이면 그만이라는 심보인거 같은게 묘하게 길태미같고 자기가 아는 무휼같지 않아서
누구든 죽일 수 있는거야?
아, 또 뭔데
만약에 너랑 내가 어쩌다가 적이되면
???
넌 날 죽일 수 있어?
아니 왜 적이 되는데?
만약이라고 했잖아.
...죽일거야. 네가 도련님과 생각이 다르다면, 도련님이 널 죽이라고 하면 난 널 죽일 수 있어.
말을 한마디한마디 할 때마다 살기가 뚝뚝 떨어져서 방지가 저도 모르게 칼집에서 칼까지 뽑을정도였으면 좋겠다. 잠이나 자라,하고 무휼이 숙소로 들어가면 방지 한참을 벙찔것같아.